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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 "지나가 버린 우리들의 과거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헛수고이다. 우리가 아무리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도 되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는 우리의 의식이 닿지 않는 아주 먼 곳, 우리가 전혀 의심해 볼 수도 없는 물질적 대상 안에 숨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죽기 전에 이 대상을 만날 수 있을지 없을 지는 순전히 우연에 달려 있다. " 마르셀 푸르스트 원작 스테판 외에 각색 및 그림(1998) 정재곤 번역, 열화당, 1999, p. 13 더보기
인생은 아름다워 가 끝났다. 원래 김수현 작가의 팬은 아니었다. 과거 그의 드라마를 보기 위해선 참을성이 필요했다. 남녀를 막론하고 하이톤의 배우들이 다다다다 정신없이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대사를 듣고 있으려면 귀가 아프고 정신이 없고. 그랬다. 게다가 나이든 작가가 이제, 서울의 중산층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투르기에 지치다보니 소재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도를 택한게 아닌가 싶어, 내심 못마땅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전 드라마처럼 어수선한 떠벌이 캐릭터를 비롯해, 속사포 대사도 여전하지만 좀 더 다른 결이 느껴진달까. 귀 따가워 못보겠던 그의 드라마에 점점 몰입이 되더라.. (물론 중간중간 놓치기도 했고, 여전히 밉상인 캐릭터, 배우와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이들도 있었지만) 각자의 나이, 각자의 삶.. 더보기
발표준비 2010.11.6 sat -가을이면 언제나 사랑받는 브람스. 사람의 감정을 심히 멜랑콜리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손이 가는지라 오늘은 Brahms의 string sextet no.1 in B flat minor op.18 을 BGM으로.. 어제는 열흘전쯤 산뜻하게 끝냈어야할 원고를 끝내지 못하고 질질 끌다 저녁이 다되서 겨우 넘겨놓고, 모처럼 홍대앞에 나섰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수업 같이 듣던 동학과 나이 어린 선생을 만나 맥주 한 잔 마시고 돌아오다 고개를 들으니 거리마다 노란 은행잎이 빛난다. 이번주말 지나면 이제 슬슬 잎들이 떨어지겠구나. 오늘도 서울 하늘은 흐리다. 스모그니 뭐니 하지만, 흐린 하늘 사이로 색색의 단풍이 든 나무들이 어우러진 의릉을 보니 저 능을 따라 걷고 싶은 생각이 든다. 생각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