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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뜻..

본격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몸을 쓰는 법, 힘을 들이고 줄이는 법을 배우고는 있지만 아직 내 것으로 체화되려면 먼 듯 하다. 몸으로 하는 일에 익숙치 않다보니 여기저기서 몸이 아우성이다. 여기도 삐걱, 저기도 삐걱대니, 트레이너도 좀 당황하는 듯..
 

안하던 운동을 하니 온몸이 근육통 작렬, 피곤할 때마다 입가에 솟는 뾰루지도 양쪽에 번갈아가며 나고 있다. 특히 지난주는 내내 근육통에 시달렸다. 절정은 금요일과 주말이었다. 병가 후 외출이라고는 병원과 운동하러 피트니스센터 가는 일 밖에 없는데, 가을 회화전시가 좋은 게 몇 개 있어 그걸 본다고 박물관에 들렀더니 그 모양이 됐다.   
2주전에 중박 초상화전을 봤고, 리움의 <화원대전>, 간송미술관의 <조선풍속대전>도 보았다. 힘은 들었으나 안복을 누리고 왔다. 앉아있는 것 보다 서 있는게 허리에 부담이 덜 가기는 하지만 몇시간씩 돌아다니는 것은 아직 무리였다. 줄도 길고, 그림들 눈높이가 안 맞는 것들도 있어서 세부를 보려면 쪼그렸다 앉았다 일어나야 하기도 했고. 하긴 허리 가 아프지 않아도, 박물관 관람은 중노동이었으니..  

그림들 다시 보며, 내년을 머릿속으로 그려봤다. 지금의 삶이 그대로 유예된다 상상하니 더는 그 생활을 참고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에 사표를 품고 다니던 후배들은 집에 가만 있으면 심심해 미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겨우 회사를 다닌다 했지만, 이렇게 한달 쉬어보니 나는 편하고 좋기만 하다. 늘 일에 매여, 운동도 취미도 모든 것들을 나중으로 미루며 살았던-여기엔 나의 게으름이 일조하기도 했겠으나-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이 되려 솟아난다. 
간절히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뜻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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