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열흘전. 도호쿠 대지진으로 수많은 일본인들의 삶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가족을 이끌고 쑥대밭으로 변한 삶의 터전을 지나가는 일가족의 모습, 신발을 들고 우는 노인의 얼굴에서 삶이 무언가, 라는 질문이 스친다. 주어진 삶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하루하루를 쌓아올리던 이들의 삶이 이렇게 한순간 허망하게 허물어지고 마는 것을..
이번 도호쿠 대지진을 보며 많은 이들이 여러가지 상념에 잠겼을 것이다.
내일의 즐거움을 위해 오늘을 인내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싶고..
사회구조의 문제를 생각해보기도 하고
언론/언론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잠깐 생각해보고..
그러나 이 상황들이 내 눈앞에 직접 벌어져 보고 들은 것이 아니므로..
저들이 느끼는 그 절망감을 나는, 우리는 끝내 이해하지 못하겠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영원히 그 당사자가 되지 않고서는 모르는 법이니까..
지금 내 삶의 터전이 저렇게 아수라판으로 다 사라진다면..
나는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그러나 잔인하지만, 제3자이기에
이들에게 살아남았으니 이겨내야 한다고 나지막이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