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눈 내리는 일요일 오후
altiplano
2011. 1. 23. 19:34
눈이 미친듯 쏟아진 하루.
엊저녁 C와 양방언 콘서트에 갔다오면서 밥을 먹은 뒤 소화할 겸 광나루-아차산 역 구간을 걸으면서, 눈이 오면 좋겠다 했는데..
거짓말처럼 점심무렵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사방이, 한치앞이 안보이는 거리를 내려다보면서 눈이 와야, 겨우 조용해지는 도시의 겨울은 참 퍽퍽하다 생각했다.
빨래를 하고, 씻고, 가볍게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글도 안써지고, 머리도 안 돌아갈 땐 책상 정리를 하는게 최고. 지난 몇주간은 그것조차 움직일 생각이 나지 않았다. 창틈으로 살짝 들어오는 웃풍에 의자에 앉는게 겁이 나고, 마음은 한없이 게을러져서 말이다.
오늘은 모처럼 이불도 털고, 싹싹 여기저기 걸레질도 하고나니, 발동이 걸리면서 움직이게 됐다. 우선 모니터와 스캐너겸 프린터와 하드본체가 놓여있는 ㄱ자 책상을 치우기 시작했다. 왼쪽에 놓여있던 차도구들도 다른 탁자로 옮겨놓고, 스캐너겸 프린터도 옮겨놓고 책상 밑에 착착 쌓아올린 자료와 책더미도 겨우 치웠다.
이제 TV대신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지난 석달간 방치해둔 디지털 카메라 2대에 있던 사진들을 컴퓨터로 옮겨담고 노트북과 데스크톱에 있는 사진 및 다른 파일들을 정리했다. 이것 역시 한 나절이 소요된다.
이따금 책상을 치우고,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를 정리하며 창밖을 내다보니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내 눈앞에는 사방이 안보이는 거센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하루종일 끼니 시간대가 엉망이었다. 밥을 해먹으려다가 책상을 치우다보니 시간을 놓쳐서, 있던 밥에 며칠전 사온 파래를 씻어서 일부는 전을 부치고, 일부는 무침을 했다. 예전엔 찾지 않았던 이런 해산물, 해조류들을 추운 겨울일수록 찾게 된다. 집 떠나기 전 엄마의 밥상에 이맘때면 늘 오르던 것들. 이제 그 맛들을 찾는 나이가 됐구나.
2011년 1월의 네번째 일요일은 그렇게 흘러간다.
엊저녁 C와 양방언 콘서트에 갔다오면서 밥을 먹은 뒤 소화할 겸 광나루-아차산 역 구간을 걸으면서, 눈이 오면 좋겠다 했는데..
거짓말처럼 점심무렵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사방이, 한치앞이 안보이는 거리를 내려다보면서 눈이 와야, 겨우 조용해지는 도시의 겨울은 참 퍽퍽하다 생각했다.
빨래를 하고, 씻고, 가볍게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글도 안써지고, 머리도 안 돌아갈 땐 책상 정리를 하는게 최고. 지난 몇주간은 그것조차 움직일 생각이 나지 않았다. 창틈으로 살짝 들어오는 웃풍에 의자에 앉는게 겁이 나고, 마음은 한없이 게을러져서 말이다.
오늘은 모처럼 이불도 털고, 싹싹 여기저기 걸레질도 하고나니, 발동이 걸리면서 움직이게 됐다. 우선 모니터와 스캐너겸 프린터와 하드본체가 놓여있는 ㄱ자 책상을 치우기 시작했다. 왼쪽에 놓여있던 차도구들도 다른 탁자로 옮겨놓고, 스캐너겸 프린터도 옮겨놓고 책상 밑에 착착 쌓아올린 자료와 책더미도 겨우 치웠다.
이제 TV대신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지난 석달간 방치해둔 디지털 카메라 2대에 있던 사진들을 컴퓨터로 옮겨담고 노트북과 데스크톱에 있는 사진 및 다른 파일들을 정리했다. 이것 역시 한 나절이 소요된다.
이따금 책상을 치우고,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를 정리하며 창밖을 내다보니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내 눈앞에는 사방이 안보이는 거센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하루종일 끼니 시간대가 엉망이었다. 밥을 해먹으려다가 책상을 치우다보니 시간을 놓쳐서, 있던 밥에 며칠전 사온 파래를 씻어서 일부는 전을 부치고, 일부는 무침을 했다. 예전엔 찾지 않았던 이런 해산물, 해조류들을 추운 겨울일수록 찾게 된다. 집 떠나기 전 엄마의 밥상에 이맘때면 늘 오르던 것들. 이제 그 맛들을 찾는 나이가 됐구나.
2011년 1월의 네번째 일요일은 그렇게 흘러간다.